[청년인 기획] ‘코로나19 시대’, 청년·청소년 도박문제에 대한 위험성 커져

COVID-19 시대, ‘집콕 생활’ 늘어나... 청년 도박문제 심각해져
청소년 온라인 불법 도박 노출 증가... 청년기 도박문제의 도화선 돼

김현수 기자 승인 2021.08.20 08:50 의견 0

[청년in=김현수 기자] 코로나19 이후 도박문제와 관련한 위험성이 더 커졌다. 도박문제가 대중적으로 확장됐기 때문이다. 기존에 문제가 되던 온라인 도박 시장도 날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 집합금지 등의 이유로 경륜과 경정 등 합법적 사행 산업이 휴장하자, 해외 경주 영상을 이용한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가 늘었다. 지난해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 접수 현황은 670건이었던 2019년에 비해 4,234건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실제로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도박 문제로 도움을 받은 사람도 지난해보다 15% 증가했고, 이 중 90%는 온라인 도박 중독이었다고 한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는 일상을 180도 바꿔 버렸다. 바로 비대면 언택트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학생들은 원격수업을 듣고,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를 하고, 휴일이 되어도 외출을 꺼려하는 등 사람들은 ‘집콕족’이 되었다. 이른바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놀이 문화가 주류가 되는 분위기 속 그 틈새를 비집고 온라인 불법 도박이 우리 삶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신행호 서울센터장은 “코로나 블루로 인한 우울감과 무기력증이 확산하면서 접근성이 쉬운 온라인 불법 도박에 중독되는 환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로써 코로나19가 불러온 유례없는 펜데믹으로 전 세계는 혼란의 연속이었고 도박 중독의 대중화를 이끌었음을 알 수 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한 달간 도박문제 상담 건수가 2,613명으로 3월부터 5월까지 접수된 상담 건수 2,508명을 넘어섰다. 아울러 지난해 1∼9월 대학생과 군인 도박 상담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20%(대학생 281건→308건, 군인 93건→114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19 이후 청년층의 도박문제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다음은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도박문제를 겪었던 대학생 청년과 인터뷰한 내용이다.

Q: 황도연 도박문제 예방 청년기자
A: 20대 후반 대학생(남자, 현재 대학 휴학 중)

Q: 우선 언제 처음 도박을 접하셨고, 접하신 계기는 어떻게 될까요?
A: 처음 도박을 접한 건 작년 이맘때쯤입니다. 계기는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대면수업이 아닌 비대면 수업이 급증했고, 학교 수업에 대한 회의감으로 휴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늘어났고 친구들과 어울리던 중 불법 ‘스포츠도박’을 통해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도박은 얼마나 하셨고 지금 현재는 어떤 상황이신가요?
A: 도박은 약 3개월 정도 했었고 지금 현재는 중단된 상태입니다.

Q: 도박에 쓴 돈의 출처를 알 수 있을까요? 또한 도박을 한 번 경험하면 극복하기 힘들다고 들었는데 중단하게 된 계기나 방법이 있으신가요?
A: 그렇죠. 개인적으로 대학생에겐 큰 돈이었는데, 보통 아르바이트에서 번 돈과 용돈을 조금씩 쏟아 부었고 투자라고 생각하면서 도박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극복할 수 있었던 계기는 아차!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친구의 말에 솔깃했는데 어느 날, 그런 제 모습이 한심하게 만 느껴졌습니다. 그 후 몇 차례 도박을 끊기 위해 노력했지만 쉽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무식한 방법이지만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을 한동안 멀리했습니다. 그리곤 겨우 멈출 수 있었죠.

Q: 마지막으로 도박문제를 겪는 청년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경험자로서 하실 말씀이 있을까요?
A: 우선 도박에 손댄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행동임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또한 저처럼 돈을 벌 수 있다는 솔깃한 제안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후회할 때는 원래로 되돌리기 힘들다는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한편,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2019년 우리나라 온라인 불법 도박시장 규모를 54조 4천억 원으로 2015년 46조 8천억과 비교하여 4년 만에 7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 중 청소년 도박문제는 더욱 심각해져 도박문제로 상담을 받은 청소년 수는 2014년 89명에서 2019년 1,459명으로 불과 5년 만에 16배 이상 증가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도박에 입문하는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진=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서울센터) · 청년기자 황도연


- 청소년기부터 온라인 불법 도박에 쉽게 노출, 청년기 도박문제의 도화선 돼... -

청소년 도박 또한 위험 수위에 달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청소년 사이버도박 실태 및 대응방안 연구(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9)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불법사이트를 이용하여 도박을 하는 청소년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청소년들은 오프라인 도박보다는 대부분 모바일을 이용하여 ‘스포츠도박, 사다리, 소셜그래프 등의 실시간 게임 등을 즐기고 있다. 청소년들이 즐겨하는 실시간 게임은 약 40초∼1분 단위로 진행되기 때문에 청소년이 도박에 소비하는 시간 대비 이용금액이 오프라인 도박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도박으로 장소나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학교 수업시간, 친구와 함께 있는 시간 등에도 자유롭게 도박을 이용하고 있어 중독에 쉽게 노출되어 있다.

일례로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온라인 불법 스포츠도박에 손을 댄 청년 B(24)씨는 최근 코로나 19로 밖에 나가는 것이 제한적인 상황이라 시간적 여유가 많이 생겨 도박하는 시간 또한 늘어났다고 한다. 집에서 크게 할 일이 없다보니 자꾸 휴대폰을 만지게 되고 도박에 자꾸 손이 가는 것이다. 처음엔 친구가 돈을 따서 필요한 것을 사는 것을 보고 용돈 벌이만 하자고 시작한 것이 시간이 지난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베팅만 하는 자신을 발견할 때면 놀란다고 말한다. B씨는 벌써 도박 빚만 700만원 정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B씨는 "'그만해야 한다'고 수없이 되뇌고 반복적으로 다짐하지만 순간적인 유혹을 이기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청소년기에 도박을 접했던 청소년들이 청년기에 이르러 도박문제로 드러나는 경향이 있다.

한편 청소년 사이버도박이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대상 사이버도박 단속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지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 두고 있는 곳이 많아 해외 공조 수사를 해야 하는 관계로 수사가 장기간 걸쳐 이루어지고 그 사이 불법사이트 운영자들은 사이트를 폐쇄하고 다른 사이트를 개설하여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단속이 어렵다 보니 청소년들은 대다수의 사이버도박이 불법인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며, 불법임을 알면서도 자신은 절대 단속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으로 무분별한 행동을 지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온라인 불법 도박의 확산을 막고 도박문제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노력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경찰청 내 전담 조직을 신설하여 단속 및 수사의 혼선을 최소화하고, 불법사이트 신고·차단 절차의 간소화를 위해 현행 방송통신위원회의 차단 프로세스를 보완하여 ‘불법 사행성 정보 신속차단 제도’ 도입을 제안한다. 아울러 여러 수사기관과 감독기관이 힘을 합쳐 온라인 불법 도박 문제에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필요한 법·제도적 장치의 정비에 힘을 기울여야 조언한다.

※ 본 기사는 청년과미래 청년 기자 황도연의 기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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