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의 몰락- 과연 지방 할당제가 해결책인가?

박선홍 승인 2021.10.25 17:10 의견 2
부산대학교. 사진=부산대

[청년IN 청년eyes / 박선홍 기자] 지방대의 몰락을 막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학령인구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이로 인해 전부터 존재했던 서울권 대학의 열풍은 더 심해지고 지방권에 위치한 대학교는 갈수록 쇠퇴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상당수의 지방대학이 모집 인원을 다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였으며 심지어 부모님 세대 때 sky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부산대, 경북대도 미달된 과가 생각보다 많았다. 정치권도 현재 비상이다. 지방대학의 입지를 높이고 더 발전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 이번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선 이낙연 전 대표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지방 할당제를 기존 30%에서 50%로 늘릴 것을 제안했다.

지방 할당제란 어떤 기업이 사람들을 채용할 때 특정 지역에서 몇 퍼센트는 의무적으로 채용하는 것을 말한다. 물론 지방 할당제를 기존보다 더 늘린다면 지방 대학의 입지가 지금보다는 좋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를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사회적으로 큰 역폭풍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서울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서울에 대학을 포함한 거의 모든 것들이 집중되어 있는데 지방 할당제를 갑자기 이렇게 늘린다면 국가의 심장 부분이라고 볼 수 있는 서울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수 있으며 이는 곧 국가의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잡초를 뽑을 때 뿌리를 뽑지 않고 겉만 뽑으면 또다시 자란다. 이렇듯 지방대에 더 많은 특혜를 주는 것은 결국 임시방편만 될 뿐이고 나중에는 문제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그렇기에 지방대에 더 많은 특혜를 주는 것은 지양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근본적인 문제점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한 다음에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필자가 생각했을 때 지방대의 몰락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은 인서울 대학과 비교하였을 때 학생들을 매료시킬만한 특색이 상대적으로 많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인서울 대학을 선호하는 이유는 대학 주변 인프라와 학교 커리큘럼이 매우 잘 되어 있어서이다. 반면 상당수의 지방대학은 이러한 특성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지방대학이 살아남으려면 지방대학 차원에서 인서울 대학과 차별화되는 고유의 특색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카이스트나 한국교원대는 지방에 있는 대학교이지만 학생들이 많이 선호하는 대학교이다. 그 이유는 다른 학교들과는 구별되는 이 학교들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색을 갖추고 있고 이에 맞춰 커리큘럼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지방대의 쇠퇴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겠지만 지방대학들이 다른 학교와는 차별화된 고유의 특색을 갖춘다면 지방대의 쇠퇴를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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