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백신연구소(IVI) 세계본부가 우리나라에 있다?

국제백신연구소의 생물안전관리자 조유진 연구원을 만나다

박소연 승인 2021.11.05 18:22 의견 4

[청년IN / 박소연 기자] 코로나19가 전인류를 공포에 떨게 한지 거의 2년이 되어간다. 무섭게 퍼지는 팬데믹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가장 큰 화두가 된 것은 바로 백신이다. 그런데 세계보건 및 개발도상국을 위한 백신의 개발과 보급을 위해 설립된 세계 유일의 국제기구 본부가 바로 대한민국 서울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국제백신연구소(IVI, 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은 개발도상국 국민, 특히 어린이들을 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백신의 개발과 보급에 전념하는 국제기구로서, 국내에 본부를 둔 최초의 국제기구다.

국제백신연구소는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캠퍼스에 위치해 있으며, 대한민국이 제공하는 4개 층으로 이루어진 본부 건물에 자체 연구개발 시설을 갖추고 있다. 20여개 국가 출신 190여 명의 다국적 직원들이 백신 연구 개발과 보급에 전념하고 있는 곳이다. 1997년 유엔개발계획(UNDP)의 주도로 설립된 이곳은 현재 세계 36개국과 세계보건기구(WHO)가 설립협정 서명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스웨덴, 인도, 핀란드 정부와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웰콤트러스트재단과 국내외 기업 및 개인 등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대학교 캠퍼스에 위치한 국제백신연구소(IVI)의 전경. 사진 = 국제백신연구소(IVI)

이곳에 근무하고 있는 생물안전관리자(Biosafety Officer) 조유진 연구원을 만나 근무하게 된 배경과 어떤 일을 하는지 등을 들어보았다. 생물안전관리자의 역할은 실험실의 생물안전을 책임지는 것이다.

- ‘생물안전관리자’라는 직책이 조금 생소하다.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생물안전관리자는 연구자들과 연구 환경에 대한 생물안전 확보를 위한 업무를 하고 있다. 국제백신연구소의 연구 목적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성 질병에 대한 백신을 개발하는 일이기에, 연구원들은 바이러스나 바이러스의 일부를 다루며 일반인보다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생물안전관리자는 연구자들을 철저히 보호하기 위한 연구 시설과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

국제백신연구소(IVI)에서 조유진 연구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 = 박소연 기자

-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IVI)에는 어떻게 일하게 되었는가?

저는 평소에 봉사활동을 하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순간이 제 삶의 활력소였습니다. 대학시절 영국에서 일상생활이 힘드신 분들과 함께 생활하고 도움을 주는 해외봉사를 하면서 다양한 질병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생명공학을 석사과정으로 전공했습니다. 이후 국내에 있는 한 연구소의 실험실에서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고요. 다양한 연구들을 진행하면서 생물안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세계보건을 위해 백신의 연구 개발 및 예방접종에 전념하는 세계 유일의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의 일원이 되고 싶어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 코로나19로 국제백신연구소의 역할이 더욱 중대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국제백신연구소에 근무하면서 보람을 느끼거나 뿌듯함을 느꼈던 것은 언제인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전세계적으로 크게 증가하였으나, 다행히도 역사상 최단기간에 코로나19 백신들이 성공적으로 개발되었고 백신 개발의 중요성이 거듭 확인되고 있습니다.

IVI의 생물안전관리 부서는 작년에 보건복지부로부터 ‘생물안전관리 유공기관’ 장관 표창을 받았는데, 이 때가 기억에 남습니다. 부서원들과 함께 연구소의 생물안전 시설들의 안전관리에 힘쓴 것을 인정 받았기 때문에 장관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국제백신연구소는 최근 국제백신학연구과정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에서 국제기구의 역할을 주제로 백신의 중요성에 대해서 크게 강조하였는데요, 화상회의로 5일 동안 진행된 이 행사에는 전세계 150여개 국가에서 7,400여명의 참가자들이 신청하고 수강하였습니다.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저렴한 백신의 개발에 힘쓰고 있는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의 일원임에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백신은 코로나19 뿐 아니라 수많은 감염병들을 퇴치하고 종식시키는 데 가장 효과적이고 핵심적인 수단이다. 대한민국은 국제백신연구소를 유치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세계보건과 인류 평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이나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이나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백신의 혜택을 공평하게 누릴 수 있도록 백신의 개발과 보급에 힘쓰는 국제기구가 우리나라에 있는 만큼 우리 청년들도 이러한 기구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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